삶/생각
이질감
J j
2022. 7. 14. 15:42
갑작스럽게 끼쳐오는 이 이질감의 원인은 무엇일까. 한나절 함께 차를 타고 멀리까지 가서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연꽃 구경을 하고 다시 만난 다음날 아침의 어색함과 이질감은 왜인걸까. 비오는 날 갑작스레 갖다준 핫도그 두개가 부담을 만든걸까. 어디에서 온 지 알 수 없는 불편한 공기가 우리 사이에 머물고 있다. 그런 느낌은 어느 순간 갑자기 날 집어삼킨다. 니가 아무리 애를 써도 넌 어디에도 속할 수 없어. 넌 완전한 인사이더는 아니야. 바깥으로 바깥으로 밀어내는 공기의 말들.
이 공기는 어디에서 시작된건지 곱씹어 본다. 공기가 나타나기 직전 상황에서 시작하여 어제의 일들을 순서대로 복기해본다. 정확히 어디에서 시.작.되었다고 특정할 수가 없다. 시나브로 어느 시공간에서 미세하게 피어올랐을 것이다. 그 미세한 틈으로 담배연기가 스며들듯이 한시간이 지나고 또 한시간이 지나 어느새 온 공간이 담배 냄새로 가득해진 것이다.
신문을 보다가 어느 시인의 지인이 니가 '생각나서 왔다'고, 시인은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 대답했다는 글을 보고 눈물이 핑 돌았다. 이런 순간이 나에게 매우 필요한 오늘이다.
이 미묘하고 불편한 공기는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내 주변을 맴돌고 있었던 것만 같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여기야라고 자신있게 내뱉은 적이 한번도 없었다. 마음 한 구석에 똬리를 틀고 날 노려보는 나만 냄새맡을 수 있는 그 불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