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이의 탄생

지꾸 비교해서 미안하지만

J j 2013. 6. 10. 16:48
애들은 기질이 다르다. 까다로운 아기가 있는가 하면 순한 아기노 있다.

암암. 그렇지.

여기까지만 알고 있었는데 그 기질이 육아의 질을 바꿀정도로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단이를 키우며 알았다. 난 이든이를 키우며 난 왜이렇게 행복한 엄마가 아닐까, 아이 키우는게 왜 이리 힘들고 지칠까하는 생각과 함께 죄책감에도 시달렸다. 엄마가 아기를 탓하는건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용납되지 않으니까. 그럼 긴 외국생활 때문인건가 아님 내 성격탓일까 하며 이유를 찾아 방황도 하고. 애꿎은 사람들한테 화풀이하고 스트레스 받고.

그런데 이제 알겠다. 아이의 기질이 엄마와 아이의 관계뿐만 아니라 엄마의 삶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는걸. 많이 까다로운 이든이와 많이 순한 이든이를 키우며 내린 경험상 내린 결론.

까페에서 카싯에 애기 눕혀놓고 브런치 즐기는 엄마들을 보며 대체 저 아줌마는 어떻게 저럴수 있냐며 상대적 빈곤감에 시달리던 그때를 돌이켜본다. 그 아이가 단이라면 음. 끄덕끄덕. 충분히 그럴수 있다. 하지만 이든이라면 비싼 브런치 반도 못먹고 허겁지겁 계산후 한팔로 아기안고 한팔로 유모차 끌며 경보선수처럼 집으로 달려와야 한다.

이제서야 모든게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왜 난 그렇게 지치고 힘들었는지. 이든이를 원망하는게 아니라 상황이 이해가 된다는 뜻이다. 그러니 앞으로 이든이를 키우는 방법과 단이를 키우는 방법은 사뭇 달라야 한다. 낯가림이 심하고 상황 변화에 민감한 이든이는 좀더 세심한 케어를, 혼자서도 잘 있기 때문에 자칫 내가 신경을 못써줄 단이에겐 일부러 더 관심을 더 가지도록.

p.s.미안하다. 이든아. 흉봐서. 하지만 넌 그덕분에 엄마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낼수 있었어. 사랑해 우리아들 우리 딸! 엄마가 너희에게 많이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