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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든이 키우기/이렇게 커가요

이든이 태어나다!

지난주 금요일 아침 7시 41분,
오랫동안 기다리던 이든이가 태어났다.

목요일 종일 진통이 있어서 병원에 갔는데 아직 하나도 열리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집으로 다시 왔었다.
그래서 진짜진짜 아플 때 병원 가리라 다짐하고 새벽 내내 아픈걸 참았다.
금요일 새벽 6시, 신음소리가 절로 나고 눈물이 나올때쯤, 도저히 안되겠어서 앰뷸런스를 불렀다.
앰뷸런스를 기다리는데 점점 아기가 밑으로 내려오는 느낌... 저절로 힘이 주어지는데 진통하는 것보다 아기가 나오려는 걸 참는게 더 힘들었다.
1000분 같은 10분을 기다려 앰뷸런스가 도착했다.
차 안에서 아저씨가 나한테 이름, 약에 알러지 있는지, 첫번째 아기인지 등등등 잡다한 질문을 해대는데 정말 얼굴을 한대 치고 싶었다.
드디어 병원에 도착했는데 침대에서 내려와 휠체어에 앉아야 한댄다. 일어나는 순간 아기가 정말로 나오려고 한다....
아저씨를 부여잡고 나 정말 심각하게 지금 아기가 나오려고 한다고 소리 지르니까 아저씨들이 시트채로 날 들어서 병원 침대로 옮겼다.
이제 정말 힘을 줄 수 있겠구나 싶었는데 의사의 내진이 기다리고 있다. 아쒸.... 나 지금 아기 낳을 수 있다니까..
의사, 내진하더니 역시 완전히 준비되었다고 분만실로 보낸다. 간호사들과 인턴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난 진통이 올때마다 침대에서 온 몸으로 굴렀다. ㅠㅠ

드디어 듣고 싶던 한마디가 들려왔다. 너 이제 푸쉬해도 돼! 힘줘~
아싸! 이제 참지 않아도 되는구나.
난 진통이 올 때마다 열심히 힘을 줬다. 아프고 뭐고 다 생각 없었다. 무통주사 맞으려고 한참동안 고민했었는데 이젠 맞을 시간도 없었다.
그냥 쌩으로 열심히 힘줬다. 간호사가 아주아주 잘하고 있다고 완전 짱이라면서 계속 힘주란다.
그렇게 한 1-2분 간격으로 오는 진통 때마다 힘을 줬더니 아기 머리가 보인단다. 잘하고 있다고 다들 격려한다.
숨을 크게 들이마신후 내쉬지 말고 턱은 가슴 쪽으로 당기고 힘주라고 간호사가 옆에서 계속 말을 한다.
하나, 둘, 셋..... 간호사의 카운터 소리에 따라 열심히 힘을 줬다. 얼굴에 힘이 들어가서 얼굴이 터지려고 한다. -_-
남편도 옆에서 잘하고 있다고, 턱을 들지 말고 내리라고, 힘줄 때 숨 내쉬지 말라고 얘기해 준다.
그렇게 한 10번정도 푸쉬했나, 뭔가가 쑥~ 미끄러지는 느낌이 나면서 속이 시원해졌다. 병원 온지 40분도 안되서 이든이가 태어난 것이다. ㅠㅠ
태어나자 마자 내 배에 올려줬는데 감동도 이런 감동이 없다.... 엉덩이를 때리지도 않았는데 시원스레 울음을 터트려준다.
아.. 귀여운 내새끼!
남편이 탯줄을 자르고 이런저런 후처리를 하는 동안 이든이를 품 안에 안고 있었다.
열달동안 그렇게 기다렸는데 오늘 널 보게 될 줄이야... 정확하게 예정일에 맞춰서 태어나 주다니 정말 고맙다.

아기는 2.9kg, 키는 48cm.
임신 중에 하도 배가 커서 아기도 무진장 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작게 나와서 놀랐다.
그래서 쉽게 나왔나 보다.

2박 3일 동안 병원에서 여왕님 대접받으면서 지내다가 일요일에 집으로 돌아왔다.
2시간에 한번씩 젖을 물리고 달래고 어르고 기저귀 갈고.. 내 몸 추스리고...
잠도 못자고 온 몸이 아프지만 젖을 먹는 이든이를 바라볼 때면 그런 아픔이나 피곤함은 생각이 나질 않는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예쁜 법이라는 말이 너무 실감이 난다. 세상에...이렇게 귀엽고 예쁜 아기가 또 있을까..
우리 세 식구가 겪게 될 앞으로의 시간들이 정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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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트림시키고 있는 중~ 저 자세로 트림시킬 때 완전 귀엽다.




이렇게 보니 신랑을 많이 닮은 것 같아~




젖 먹고 만족스럽게 자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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