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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크래프트

올 겨울도 뜨개질 - 사진 추가

  날씨 추워지면 뜨개질이 시작된다. 올해 가장 먼저 집어든 프로젝트는 지난 봄에 시작해서 아직 완성을 못했던 분홍색 Beatnik. 패턴은 여기. 내가 젤 좋아하는 Norah Gaugan의 패턴이다. 아쉽게도 이 디자이너 패턴은 seamless 디자인이 없고(내가 알기론) 소매, 몸통을 따로 만들어서 이어 붙이는 디자인이라서 쉬이 시작을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Beatnik을 보고선 홀딱 반해서 언젠간 해야지 해야지 한 것이 지난 4월이었다. 곧 날씨 더워지는데 언넝 만들어보자하구 시작했지만 진도가 영 안나갔다. 케이블이 복잡한데다가 seed stitch가 수백만개라서 겉뜨기+안뜨기 계속 번갈아 하느라 정말 진도 안나갔다.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결국 끝마치지 못하고 한국에 다녀오고.. 날씨가 추워지자마자 Beatnik을 다시 꺼내들었다. 끝내지 못했던 앞판을 다 만들고 빨아서 블로킹 하고.. 조각들을 꿰맨 후에 터틀을 만들었다. 몸에 딱 맞는 스웨터는 처음 만들어보았는데 핏이 생각보다 괜찮다. 다만 소매가 전부 seed stitch라서 팔뚝이 마징가제트처럼 보이는 단점이 있다. 남편이 "너 이거 입으면 팔뚝 진짜 두꺼워보여"라고 쐐기를 박아주었다. 하지만 난 관대하다. 이 정도 단점쯤이야 기나긴 과정들을 커버하고도 남음이다. 분홍색 색깔도 좀 촌스럽고 팔뚝도 두꺼워보이지만 난 열심히 입으련다. 하지만 한낱 아쉬움은 있다. 이걸 오리지널 디자인대로 빨간색으로 만들었다면 좀 덜 촌스럽고 좀 덜 뚱뚱해보이지 않았을까 하는. (차라리 니 몸을 저 모델이랑 바꾸란 말이다.) 하하하. 그래서 착샷은 없다.

조각조각 블로킹 중. 블로킹 할 때가 젤 기다리기 힘들다. 고지가 요 앞인데 멈춰서야 하는 기분.




두번째 프로젝트는 올 가을에 결혼한 친구를 위한 담요. 애기 낳기 전까진 신랑이랑 소파에서 티비볼 때 쓰다가 애기 낳으면 아기담요 하라고 만들었다. 그런데 아직 전해주질 않았다. 이유가 좀 있어서리. 이건 내년 여름에 한국가서 줄까 생각 중이다. 처음으로 코바늘을 이용해서 케이블을 만들었다. 궁금했던 스킬 중 하나였는데 이거 만들면서 완전히 익힐 수 있었다. 하지만 당분간 코바늘 케이블은 하지 않을 생각이다. 손도 아프고 진도도 넘 안나가서리. 쟁여두였던 Berroco vintage를 썼는데 세탁기로 세탁 가능하고 부드러워서 선택해봤다. 다 뜨고 나니  어두운 색인데도 불구하고 케이블이 돋보여서 맘에 든다.





마지막으로 남편의 필통. 작년에 초록색 스웨터 뜨고 남은 실로 필통을 만든 후 손으로 펠팅을 해주었다. 펠팅을 처음이라서 좀 긴장했는데 생각보다 아주 잘 나왔다. Cascade 220이 워낙 펠팅이 예술로 되는 실이라서 세제 푼 물에 손으로 비벼주어도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 뜰 때는 손이 아파서 약간 꺼려졌던 실인데 펠팅이 이렇게 잘 된다니 다음번에 또 구입 예정이다. 펠팅이 된 필통에 집에 있던 단추를 달고 가장자리엔 blanket stitch을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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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화와 같은 요청에 의해 (누가?ㅋㅋㅋㅋ) 스웨터 완성샷과 비루한 부분 착샷 공개~ ㅋㅋㅋ

뒤에 웬 트럭이 나뒹굴고 이쓰..


이건 작년에 만들었던 스웨터인데 쫄바지에 입기엔 기장이 짧아서 아랫단에 코바늘로 무늬를 넣어줬다. 완전 만족. 난 천재야 ㅋㅋㅋㅋ


접어두었던거라 주름이;;; 다행히 이든이가 머리로 나의 다리를 가려주었구나 ㅋㅋ 고맙다 아들 ㅋㅋ



이 스웨터 넘 맘에 드는데 소매통이 넓어서 자켓을 못입는다는..예상치 못했던 에로사항이 발생했다..아이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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