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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God인가?

난 오랜 시간 성당에 다녔었고 지금도 교회 예배를 나가지만, 마음 한 켠의 찜찜한 구석을 숨길 수 없다.
그 찜찜함은 '왜 애초에 신이라는 존재를 상정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에서 나온다.

전지 전능하고 선하신...이라는 신의 특성 또한 이해하기 어렵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신 그 자체에 대한 의문이다.
자신에게 간절한 소망이 있는데 그 소망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기도를 하는 대상으로서의 신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
또한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하나님을 그저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는 성경 구절을 근거로 믿기에는 매우 부족한 느낌이다.
그렇다면 직접적인 체험은 어떠한가?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말하는 '하나님 체험' 은?  
하지만 나에겐 그러한 체험도 의문 투성이이다. 그것이 정말로 신적인 체험인지 아닌지 어떻게 안다는 말인가?
굳이 신을 상정하지 않고도 그러한 체험을 심리학,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면 그러한 하나님 체험을 정말 신적 체험이라 말할 수 있을까?
현재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뇌과학을 바탕으로 설명되지 않을까?!

신의 존재 유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이성을 모두 소진하고 나서도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그 어떤 영역이 있을 때,
그 막다른 지점에 이르러서야, 그 때서야 '그 어떤 것(신)'이 있다고 조심스레 얘기해 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게 나의 생각이다.
(덧붙이자면, 나는 신적인 영역이 존재한다 해도 그 영역을 100%이성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성으로 전혀 알 수 없다고 하는 사람들의 주장에는 쌍수들고 반대한다. 신적인 영역이 있다면 그것은 인간의 능력을 포함하면서
초월하는 영역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능력으로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이러한 의문을 풀어줄 수 있는 것이 '과정신학'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한번 공부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오늘 세기연의 홈페이지를 돌아보다가 <무신론 진영이 설명 못하는 난점>이라는 글을 보았다.
철학자 화이트헤드(Alfred North Whitehead)는 자신의 철학에서 애초에 신을 가정하고 논의를 진행한 것이 아니라,
논의를 진행하다보니 불가피하게 'X'라는 존재를 설정해야만 하는 논리적 상황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그 X를 신이라고 이름 붙였다고 한다. 그 불가피한 논리적 상황이 무엇이었을까? 정강길님은 그 상황을 1. 우주의 창발성(novelty)과 2.질서와 혼돈의 대비되는 느낌의 시원 으로 설명하고 있다.

우주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운 사건이 계속 일어난다. 기존에 없었던 새로움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무에서 유가 나오는 걸까?
우리가 질서와 혼돈을 구별하고, 그를 대비시키는 느낌을 가지고 있는데 그 느낌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리고 화이트헤드는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X(신)'를 제시하고 있다.

음..
그렇다면 난 이게 또 궁금하다.



그 X는 어디에서 온걸까?




하하하... 끊임없이 이어지는 물음....
도대체 이 세계의 근원은 무엇이란 말인가?!